본문 바로가기

자료실/교육자료

머리말

머리말


‘나는 누구인가?’


신앙인이라면 한 번쯤 해보았을 질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관찰해보면 나의 모습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내가 나를 보는 모습이 다르고 남이 나를 보는 모습이 다릅니다. 그렇다면 어떤 모습의 나의 참 모습일까요? 남이 나를 보는 모습이 나의 참 모습일까요? 실은 남이 알지 못하고 나만 아는 나의 모습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이 나를 보는 모습이 꼭 참 모습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보지 못하고 남이 남이기 때문에 보이는 나의 모습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는 내가 아니어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내가 나를 보는 모습 또한 온전히 나의 참 모습을 보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나는 나 하나조차도 온전히 알 수 없는 무능한 사람입니다. 다만, 나는 내가 맺고 있는 관계 속에서 나 스스로를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발견할 수 있겠지요.

하느님은 누구실까요? 나를 알기 위해서는 하느님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 역시 나를 보는 또 하나의 관점이며, 동시에 나와 관계를 맺는 어떤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을 아는 만큼 나는 나를 알 수 있게 되고, 또 내가 나를 아는 만큼 나는 하느님을 더 알아가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을 아는 것은 곧 나를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를 아는 것은 동시에 하느님을 아는 일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습니다. 하느님을 아는 것이 곧 나를 아는 것이고, 또 나를 아는 것이 곧 하느님을 아는 것이기는 하지만, 내가 곧 하느님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실로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사랑하셔서 사람이 되셨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아직 아닙니다. 그분께서는 내가 되셨는데, 나는 아직 아닙니다. 다만, 나는 하느님께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뿐입니다. 이는 마치 어느 한 신학자의 고백처럼 ‘바다’로 가까이 갈수록 ‘개울’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개울이 바다에 점점 가까이 갈수록 개울이 점점 사라지듯이 내가 하느님께 가까이 갈수록 나는 점점 사라지고 내 안에 살아계시는 그리스도의 성령께서 사실 뿐입니다.

생명과 평화, 그리고 화해의 관점에서 기독교의 새 신자를 위한 교재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교재를 통하여 많은 성도들이 더욱 고민을 하게 되고, 또 하느님과 사귀기를 바랍니다. 처음부터 정답을 주려고 만든 교재도 아니니 비판적으로 읽어주셔도 좋습니다. 제가 봐도 여전히 부족한 게 많은데, 다른 분들이 보시면 얼마나 더 부족할지 모르겠네요. 정말로 정답은 없습니다. 유도질문이 아니니 주어진 질문을 두고 토론하시면 됩니다.


어찌 됐든 감사합니다.


2016년 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