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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희랍 철학 입문 - W.K.C. 거스리 저, 박종현 역

1장 그리스적 사고방식

철학을 사변적인 면과 실천적인 면의 두 가지 면에서 살펴보면, 이오니아 사상가들과 그 후의 원자론자들은 사물을 그 질료(質料, the out-of which)와 관련하여 정의하였지만, 피타고라스 학파와 소크라테스, 플라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의 본질을 형상, 즉 그 사물의 목적이나 기능과 관련하여 보았다. 이러한 물질론자(materialist)들과 목적론자(teleologist)들의 대립은 그리스 철학 전통에서 처음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

 

2장 질료와 형상: 이오니아학파와 피타고라스 학파

이오니아 사상가들은* 세계의 질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보존되는 원질(原質, substance)이 있다고 보았으며, 그 변화의 동인으로서 모든 물상에는 활력()이 깃들어 있다고 보았다.

한편, 피타고라스는** 혼을 인간의 삶과 결부시켜 생각하였다. 피타고라스 교설의 핵심은 혼의 불멸성과 화신을 통한 혼의 전이였는데, 그것은 자연의 동족 관계설과 도덕적(선악의) 이원론이라는 두 가지 원리로 나타났다. 그들은 사물을 수라고 보고 양적인 차이 즉 질료의 배합비가 사물을 만든다고 보았는데, 이로써 그들의 관심은 질료에서 형상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3장 운동의 문제: 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 및 다원론자들

헤라클레이토스는*** 운동과 변화만이 실재한다고 여겼다. 반면에 파르메니데스는**** 없는 것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실재를 단일하고 부동, 불변하는 실체로 여겼다. 이로써 이오니아식의 물질적 일원론은 치명타를 입었지만, 파르메니데스의 논증은 추상적인 사유를 통해 이루어졌기에 경험적 사실에 반하는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

엠페도클레스는^ 만물이 4원소의 일정한 비율의 배합으로 존재하며, 변화의 동인은 이와 별개로 존재하는 사랑(인력)과 불화(척력)라고 하였다. 아낙사고라스는^* 페리클레스와^** 아스파시아^*** 모임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그는 엠페도클레스와 같이 운동하는 물질과는 별도의 동인이 있다고 보았는데, 그것이 물질이 아니라면 정신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그는 되도록 물리적, 물질적 원인에 의한 설명을 선호하였으며, 그러한 설명이 어려울 때에서야 정신을 끌어들였다.

원자론의 창시자는 레우키포스와^**** 데모크리토스로^^ 여겨진다. 데모크리토스는 엘레아학파가 없다고 주장한 허공의 존재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파르메니데스의 한계를 극복하였다. 원자론자들은 엠페도클레스나 아낙사고라스와 달리 별도의 동인은 가정하지 않았다.

 

4장 휴머니즘으로 향한 반발: 소피스테스들 및 소크라테스

지적인 문제에 있어서 그리스의 공인된 지도적 국가가 되었던 아테네는 BC431년부터 장기간의 전쟁에 빠진다. 또한 전쟁이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역병을 겪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인간의 삶과 행위의 문제에 더 관심을 두게 되었다. 자연 철학자들의 주장은 상식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그들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실증할 수 있던 시대도 아니었다. 즉 도덕철학 및 정치철학이 처음으로 그리스에서 대두된 것은 회의주의적 분위기에서였다.

프로타고라스는^^* 진리의 상대성을 주장하였다. 다만, 한 의견이 다른 의견보다 나을 수 있음을 덧붙였다. 신성시되던 법률과 도덕률은 당대에 소피스트들에 의하여 도전받았다. 프로타고라스는 사회 계약설을 옹호하며 법률에 대한 복종을 역설했지만, 더 급진적인 소피스트들은 강자의 자연권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무지를 깨닫고 지적인 겸손의 태도로 알아가려는 노력에 종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논리를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아테네의 시민들로부터 소피스트라고 오해받고 사형을 당한다. 그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살아날 기회가 몇 차례 있었으나 그동안 아테네의 법률의 혜택을 받고 살았으면서 그 법률의 결정을 회피함은 배은망덕한 일이라며 독배를 든다. 그의 사후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와의 대화편 저술에 몰두한다.

 

5장 플라톤 1: 이데아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과업을 계승하고 하나의 도시국가 이념을 옹호하려는 동기로 철학을 했다. 당시 사회는 종교가 개인의 혼에 관계하는 것이지 국가에 대한 의무에 관계하지 않는다는 오르페우스교의 도전과 전통적 신들의 존재에 의문을 품는 자연 철학의 도전과 국가의 법률이 아무런 성스러운 제재력도 갖지 않는다는 소피스트들의 도전을 동시에 받고 있었다. 플라톤은 도시국가의 폐지보다는 정화와 강화에 기초를 둔 개혁된 사회의 이상의 편에 섰다. 그런 플라톤에게 있어서 국가의 목표는 어떤 한 계층에 특별한 행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전체로서의 나라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그는 당시 지성인들의 비판에 맞서 대답해야 했다. 그 비판은 주로 정의나 덕과 같은 것이 그로써 드러나는 행위들과 별개로 존재하는가 하는 것과 소크라테스가 혼을 몸보다 중시했던 데 대한 의구심이었다. 이에 응답하려던 플라톤은 헤라클레이토스와 파르메니데스로부터 영향을 받아 이데아들에 대한 가설을 제시하고 혼의 불멸을 주장했다.

 

6장 플라톤 2: 소피스테스들에 대한 윤리적 및 신학적 대답들

그리스인들의 공동체가 한결 더 복잡한 상태의 문명에 이르자 도덕적 의무와 사리(私利)가 어긋나는 일들이 늘어났고, 이에 자연을 대립시켜 자연의 정의에 근거하여 쾌락주의가 탄생하게 되었다. 소크라테스는 쾌락의 등치를 부정하고자 유익의 개념을 도입하였는데, 이러한 시도로는 쾌락은 인생의 궁극적 목적이나 선일 수 없다는 그의 주장을 납득시키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플라톤은 모든 것이 고유한 기능이 있다는 전제로부터 정의(正義)를 혼의 아레테로 정의(定義)하고, 이로부터 공동체의 아레테와 개인의 혼의 아레테를 모색한다. 그에 따르면 정체(政體)의 수립은 공동체의 질서와 안녕에 나름대로 이바지하기 위하여 각계각층이 제 본분을 다하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즉 지배계층의 기능은 다스림이며 이를 위해 그들은 특별히 단련된 지성을 사용한다. 또 군인 계층의 기능은 국방이며 이들은 용기를 무법적인 행동 대신 나라의 안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발산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제3계층은 경제적인 수요를 충족시키는 기능을 가진다.

한편 정체가 바르게 수립된 후에는 개인의 아레테에 대해서도 고찰할 수 있겠다. 그에 따르면 개인은 짐승과 달리 이성과 욕망, 그리고 기개(氣慨)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개인의 정의인가? 그것은 기개를 제 기능에 맞게 사용하는 것, 즉 이성을 편드는 것이며, 이로써 육신의 욕망은 자양 공급과 종족의 영속을 위한 제 기능을 이성의 지시에 따라 적절히 수행하게 된다.

한편 플라톤은 법의 신학적으로 옹호할 필요가 있었다. 당시 소피스트들은 세계의 첫째 동인은 생명 없는 물질들의 되는 대로의 운동이며, 이 운동으로부터 생명이 부차적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는데, 플라톤은 이를 두고 인과관계를 반대로 파악하였다고 비판한다. 플라톤은 프시케(ψυχή)를 최초의 동인으로 삼은 셈이다. 특히 그는 최초의 동인이 맹목적인 힘이 아니라 지적이고 도덕적인 의지라는 데에 주목했다.

 

7장 아리스토텔레스 1: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우주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타기라 출신이며 과학자들의 피를 가진 이오니아인이었다. 그는 17세에 플라톤의 아카데미아에 입학했는데, 플라톤이 죽고 그의 조카 스페우시포스가^^^ 학장이 되자 아테네를 떠났다. 훗날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의 부름을 받아 알렉산드로스의 스승이 되고, 스페우시포스가 죽고 크세노크라테스가^^^* 아카데미아의 학장이 된 후에 아테네로 돌아와서 뤼케이온(Λύ́κειον) 학당을 설립한다. 알렉산드로스의 사후 아테네의 민회가 마케도니아로부터의 해방을 선언하고 아리스토텔레스를 불경죄로 고발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그는 스스로 추방 생활을 택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데아설을 부정하되 여전히 형상의 개념을 취했다. 그는 신을 최초동인으로 보지 않고, 목적인(目的因)으로 여겼다. 신을 완전하므로 스스로 존재하는 자와 같이 가능태이자 현실태일 수는 없으며 오로지 완전한 현실태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신은 세계로 나가지 않지만, 세계는 신에게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해서 신은 세계에 목적인으로서 운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의 활동은 어떠한 것인가? 그는 지성을 가장 높은 단계에서 나타나는 삶이라고 보았다.

 

8장 아리스토텔레스 2: 인간

(ψυχή́)에 관한 이론과 윤리학

 

 

※ 각주

* Θαλή́ς, -625~-547경 밀레토스. 만물의 원질을 물이라고 주장. 땅도 물 위에 떠 있다고 주장.

 ́́Αναξί́μανδρος, -610~-546 밀레토스. α̈̈πειρον을 주장. 온냉건습의 대립이 사물을 만들어낸다고 주장. 땅이 무한한 공허 속에 떠 있으며, 천체가 세계의 주위를 돈다고 주장. 천구의 발견.

Αναξιμέ́νης ό́ Μιλή́σιος, -585~-525. 공기가 만물의 원질이라고 주장. 농담(濃淡)의 발견. 양적 차이가 질적 차이를 만든다고 주장.

** Πυθαγό́ρας ό́ Σά́μιος, -570~-495. -530경 크로토네로 이주. 만물의 원질은 수라고 주장. 화음의 발견. 혼의 불멸설.

*** ́́Ηρά́κλειτος, 에페소스, 페르시아. 운동과 변화의 원리.

**** Παρμενί́δης ό́ ́́Ελεά́της, -475경 활동. 제논의 역설. ‘없는 것은 없다고 주장. 엘레아 학당 설립.

^ ́́Εμπεδοκλης, -494~-434 시칠리아. 만물의 원질은 4원소, 동인은 사랑과 불화라고 주장.

^* ́́́́Αναξαγό́ρας, -500~-428. 아테네에서 활동. 종자설.

^** Περικλης, -495~-429 아테네.

^*** ́́Ασπασί́α, -470~-428 이후 아테네.

^**** Λεύ́κιππος. 삶과 행적이 분명하지 않음.

^^ Δημό́κριτος, -460~-370경 압데라. 원자론.

^^* Πρωταγό́ρας, -490~-420. 진리의 상대성.

^^** Σωκρά́της, -470~-399 아테네.

^^*** Πλά́των, -427~-347경 아테네.

^^**** ́́Αριστοτέ́λης, -384~-322 스타기라. 플라톤의 제자이자 알렉산드로스의 스승.

^^^ Σπεθ́́σιππος, -408~-339/8 아테네. 플라톤의 조카이자 아카데미아 2대 학장.

^^^* Ξενοκρά́της, -396/5~-314/3 칼케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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